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는 항암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면역관문 경로를 활성화하는 단일클론 항체로, 전이성 피부암, 요로상피암, 신장암 비소세포 폐암 등 고형암뿐만 아니라 혈액암에서도 치료효과가 입증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1]. 대표적인 면역관문억제제로는 cytotoxic T-lymphocyte-associated protein 4 (CTLA-4) 억제제, programmed-cell death protein 1 (PD-1) 억제제, programmed death-ligand 1 (PD-L1) 억제제가 있으며, 이들은 면역관문경로를 활성화시켜 항암효과를 발생한다. 그러나 면역관문억제제는 세포면역의 활성화는 말초 부종, 피로, 가려움, 간 효소 증가, 내분비 기능장애, 소화기관 장애, 혈액학적 문제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2,3]. 치명적인 면역매개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는데, 치료 시작부터 수 개월 후까지 다양한 시가에 나타날 수 있으며, 뇌염, 길랑-바레 증후군, 근육염 등의 신경계 질환을 포함한다[3]. 특히 면역관문억제제 연관과 관련된 근육염은 1% 미만에서 발생하여 매우 드물지만, 발생 시 치명적일 수 있어 적극적인 진단 치료가 필요하다[3,4]. 저자들은 전이성 담관암종 환자에서 PD-L1 억제제인 durvalumab를 사용 후 발생한 면역관문억제제와 연관된 근육염을 경험하였기에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83세 남자는 1주 전부터 근육통과 상하지의 근력약화가 악화되어 신경과에 의뢰되었다. 과거력으로 소화기 내과에서 전이성 담관암을 진단받은 후 PD-L1 억제제 durvalumab과 gemcitabine과 cisplatin의 2주 간격 2회 투여를 한 주기의 치료로 하여, 증상 발생 6주 전부터 항암치료를 시작하였다. 2차 주기 1회차 투여를 마친 일주일 후부터 근육통과 상하지의 근력약화가 발생하였으나 항암치료의 부작용으로 생각했다. 계획된 2차 주기 2회차 치료를 위해서 입원하였을 때 남자는 심한 근육통과 근력약화로 독립보행이 불가능하였다. 내과로 입원 당시 발열은 없고 백혈구 수 5,840/ul와 적혈구침강속도 12 mm/hr로 정상 범위에 해당하여 감염을 의심할 만한 소견은 없었다. 임상증상과 함께 혈중 크레아틴키나아제(creatine kinase, CK)는 26,329 U/L (참고 범위: ≤170 U/L)로 증가하였기에 신경과로 의뢰되었다. 신체검사에서 대칭적인 몸쪽 근육의 근력 약화가 확인되었고 하지가 특히 심해 독립 보행이 불가능했다. 심부건반사는 상하지에서 소실되었다. 그러나, 뇌신경 이상 및 감각이상, 피부병변, 심장 침범의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효소면역측정법(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s)으로 측정한 항HMGCR 항체와 항NT5C1A항체는 음성이었다. 항Mi-2항체, 항TIF1γ항체, 항NXP2항체, 항 SAE1항체, 항Ku항체, 항PM-Scl항체, 항Jo-1항체, 항SRP항체, 항 PL-7항체, 항 PL-12항체, 항EJ항체, 항OJ항체, 항Ro52항체를 면역블롯팅(immunoblotting)으로 측정하였으나 모두 음성이었다. 전기생리학적 검사 중 신경전도검사는 감각신경을 주로 침범한 다발신경병을 보여주었다. 침근전도검사는 근위부 근육에서 양성예파(positive sharp wave)와 섬유세동파(fibrillation potential)와 함께 지속시간이 짧고 진폭이 작은 운동단위 활동전위들이 조기동원(early recruitment)되는 근육병을 시사하는 소견을 보여주었다. 하지MRI는 T1영상에서 지방 침윤이 드물고, T2 영상에서 전체 근육의 신호증강이 보였으며, 이는 근육부종 및 염증을 시사하는 소견이었다(Fig. 1). 왼쪽 위팔두갈래근에서 시행한 근육조직검사에서 근육섬유의 크기 변화와 함께 국소적인 괴사성 근섬유와 염증세포의 침윤은 있었으나, 다발주변위축(perifascicular atrophy)은 관찰되지 않았다(Fig. 2).
남자는 임상양상, 검사실 검사, 병리 소견을 종합하여 PD-L1 억제제 durvalumab으로 유발된 면역관문억제제와 연관된 근육염으로 진단되었다. 이에 durvalumab 치료를 중단하고, 정맥 내 메틸프레드니솔론 1,000 mg을 3일간 투여한 뒤 경구 프레드니솔론을 60 mg부터 7일 단위로 감량하여 3주 후에는 30 mg를 복용하면서 퇴원하였다. 그 결과 상하지 근력이 회복되어 부축을 받아 걸을 수 있게 되었고, 혈중 CK도 97 U/L로 정상화되었다. 하지만, 항암치료 중단 후 담관암이 폐로 전이되고 복부 종양의 크기가 증가하면서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프레드니솔론 복용을 중단하였다. 신경과 치료 한 달 후 발열 및 혈압저하로 응급실에 방문하였다. 검사결과 폐렴막대균(Klebsiella pneumoniae) 세균혈증(bacteremia)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로 진단하고, 항생제 치료를 시행하였으나 사망하였다.
고 찰
본 증례는 PD-L1 억제제인 durvalumab를 2차 치료 중 발생한 근육염으로, 혈중 CK의 급격한 상승, 근육통, 근력약화의 임상양상을 보이면서 근육염 특이 자가항체 및 근육염 연관 자가항체는 음성이고 괴사근염의 병리학적 소견이 확인되어서 면역관문억제제와 연관된 근육염으로 진단하였다.
면역관문억제제와 연관된 근육염의 대표적인 임상양상은 급성 혹은 아급성으로 발생하는 근육통 및 근력 약화로, 근력약화는 주로 몸쪽 근육에서 대칭적으로 나타나며 척추 주변근육에도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5]. 증상 발현 시기는 첫 투여 후 바로 나타날 수도 있고, 수개월 후에 나타날 수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항암 치료 시작 후 한 달 이내에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보편적이다[6]. 근육염의 위험성은 사용하는 면역관문억제제의 종류에 따라 달라 CTLA-4 억제제에 비해서 PD-1 억제제 및 PD-L1 억제제를 사용하였을 때 근육염의 발병이 2.4배 정도 더 많다는 보고가 있다[7]. 면역관문억제제와 연관된 근육염에서 근육염 특이 자가항체 및 연관 자가항체는 대체로 음성이다[5]. 본 증례에서는 durvalumab을 사용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증상이 발생하였고, 심한 근육통과 함께 PD-L1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를 사용하였던 점으로 미루어 보아, 면역관문억제제와 연관된 근육염의 임상적 특징에 부합한다.
면역관문억제제와 연관된 근육염의 병리학적 소견은 괴사 근섬유와 재생 근섬유가 다양한 정도로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피부근염에서 보이는 다발주변위축(perifascicular atrophy)은 아니지만 국소적으로 위축된 소견이 보일 수 있고, 근육속막(endomysium)에 CD68과 CD8에 양성인 림프구의 침윤이 관찰될 수 있다[6]. 본 증례의 근생검에서도 다발주변위축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괴사성 근섬유들이 관찰되었다.
면역관문억제제와 연관된 근육염의 치료에 대한 명확한 지침은 아직 없다. 환자의 증상 및 종양의 상태, 동반된 합병증에 따라 치료방법은 다르며, 대표적인 치료제는 스테로이드이다. 스테로이드는 가장 먼저 고려되는 치료제이며, 효과가 없다면 혈장교환술(plasmapheresis)과 면역글로불린의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6]. 면역관문억제제로 인한 근육염을 갖는 환자의 사망률은 보고마다 다르지만, 21-43% 정도로 높으며[8,9], 주요 사망 원인은 암의 악화, 근육염 자체, 추가적인 감염 등이 알려져 있다[10]. 본 증례에서는 근력약화는 스테로이드 사용 후 호전되었으나 남자는 암의 진행과 폐렴막대균에 의한 패혈증으로 사망하였다.
면역관문억제제는 효과적인 항암제로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어, 이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저자들은 durvalumab의 사용 후에 발생한 역관문억제제와 연관된 근육염의 전형적인 임상양상과 영상학적 소견과 근육조직검사 소견과 함께 처음으로 보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