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neuromyelitis optica spectrum disorder, NMOSD)은 1회 이상 재발하는 시신경염과 세로로 광범위한 횡단 척수염(longitudinal extensive transverse myelitis, LETM)을 나타내는 드문 자가면역질환으로[1], 70-80%의 환자에서 항아쿠아포린4(anti-aquaporin 4, AQP4) 항체가 검출된다[2]. 이를 항아쿠아포린4항체 양성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anti-aquaporin 4 antibody positive neuromyelitis optica spectrum disorder, AQP4+NMOSD)이라고 한다.
NMOSD에 대한 임상 기준을 충족하는 환자 중 약 20%는 AQP4항체에 혈청 음성이며, 혈청 음성 환자의 약 40%는 항수초희소돌기아교세포당단백질(Myelin oligodendrocyte glycoprotein, MOG) 항체를 가지고 있다[2]. 항수초희소돌기아교세포당단백질항체 관련 질환(myelin oligodendrocyte glycoprotein antibody-associated disease, MOGAD)은 시신경염, 척수염 양상으로 발현되는, 다발경화증 및 NMOSD와 구분되는 독립적인 중추신경계말이집탈락질환으로 인지되고 있으며[2,3], 2023년 MOGAD에 대한 별도의 진단 기준이 발표되었다.
저자들은 AQP4항체와 MOG항체 이중 혈청 양성인 NMOSD 환자의 증례를 경험하였기에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85세 여자가 내원 10일 전 발생한 우안의 이물감 및 시력 저하를 주소로 타원 안과에 내원하였고 백내장 진단하에 수술을 받았으나 증상 호전 없어 중추성 원인 감별을 위해 본원에 내원하였다. 과거력상 고혈압, 고지혈증의 기저질환이 있었으며 가족력, 약물력, 흡연력, 음주력 모두에서 특이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본원 안과에서 시행한 검사상 우안의 시력저하 및 전반적 시야 장애 확인되었으며, 최대교정시력은 우안 안전수동, 좌안 0.9였고 안저검사에서 시신경유두에 이상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신경학적 검사에서 의식은 명료하였고 구음 장애, 안면마비, 상하지 근력 약화 등은 관찰되지 않았다. 기타 신경학적 검사에는 이상이 없었다. 깊은힘줄반사는상, 하지 모두에서 정상이었고, 바뱅스키 징후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시신경염 등의 감별을 위해 뇌 자기공명영상검사를 시행하였고, 우측 시신경 종창과 조영증강이 관찰되었다(Fig. 1). 이에 시신경척수염 감별을 위해 척추 자기공명영상검사 또한 시행하였으며 경수와 흉수(C3, T1, T7), 척수원뿔(conus medullaris)에 걸쳐 조영증강이 관찰되었다(Fig. 2). 자기공명영상검사 결과를 토대로 중추신경계를 침범하는 다발경화증, 시신경척수염 혹은 MOGAD가 의심이 되었고, 항체 검사 및 뇌척수액검사를 시행하였다.
형광 활성화세포분석(FACS live cell assay)으로 시행한 MOG항체 검사는 양성이었다(평균 형광강도비: 3.67; 참고치, ≤2.60). 간접면역형광반응(Indirect immunofluorescence)으로 시행한 AQP4항체 검사 또한 양성이었다(1:10, positive 2+). 뇌척수액검사에서는 경미한 포도당의 증가(65 mg/dL, 참고치 40-60)를 보였고, 백혈구는 1개 관찰되었으며 올리고클론띠는 음성이었다. IgG 지수는 0.40으로 정상이었다.
이에 MOGAD 및 AQP4+NMOSD로 진단하였고 고용량 스테로이드 정맥주사(1 g/일, 5일간) 치료를 하였으며, 신경계 기능 회복이 불충분하여 바로 이어서 면역글로불린 치료를 진행하였다. 스테로이드는 정맥 주사 중단 후 경구 프레드니솔론으로 변경하여 3일마다 감량하며 중단하였다. 환자는 우안으로 색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증상이 호전되었다. 이어서 환자는 리툭시맙을 1주 간격으로 4회 투여 예정이었으나 COVID-19 감염 및 패혈쇼크로 3회만 투여 후 중단하였다. 면역글로불린 주사 후 1개월 뒤 시행한 항체 검사에서 AQP4항체 양성 2+으로 변화 없었고, MOG항체 음성(평균 형광강도비: 2.04; 참고치, ≤2.60) 소견으로 음전된 소견 보였다. 현재 프레드니솔론으로 면역 조절하며 외래 추적 관찰 중이다.
고 찰
NMOSD, MOGAD는 매우 드문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오랫동안 이 질환들은 다발경화증의 아형으로 여겨졌으나, MOG항체가 발견되며 별개의 질환임이 밝혀졌다. AQP4+ NMOSD는 중년 여성에서 흔히 발견되며, MOGAD는 어린이, 그리고 20-30대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3]. AQP4항체 양성, MOG항체 양성, 그리고 두 항체 모두 음성인 NMOSD 환자에 대한 증례가 보고되어 왔으나, 두 항체 모두 양성인 환자의 증례는 매우 드물다. AQP4항체 양성인 환자의 경우, 1개 이상의 핵심 임상 증상을 나타내기만 하면 NMOSD로 진단이 가능하여, 이전에 발표된 문헌들에서는 드문 이 중 양성 환자들을 MOG항체 양성인 NMOSD 환자로 명시하고 있다. 또한, 본 증례 환자의 경우, 치료 후 MOG항체는 음전되었으며 AQP4항체는 여전히 관찰되어, NMOSD 환자로 진단하였다.
시신경염의 경우 MOGAD의 50-65%, AQP4+NMOSD의 35%에서 나타난다[3]. 두 경우 모두 양측성이 흔하게 나타난다. MOGAD에서는 시력 저하 전에 안구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약 90%의 환자에서 안저검사를 통해 시신경 부종을 확인할 수 있다[3]. 추적 관찰 시 MOGAD에서는 일반적으로 시력이 회복되는 반면, AQP4+NMOSD에서는 시력 회복이 거의 나타나지 않거나 일부의 회복만 관찰된다[1,3]. 본 증례의 환자는 색을 구별할 정도의 시력 회복이 나타나, 시신경염의 증상에 있어서는 AQP4+NMOSD에 가까운 임상 양상을 보였다.
뇌 자기공명영상검사는 AQP4+NMOSD와 MOGAD를 구별하는 데에 유용하게 쓰이는데, MOGAD에서는 병변이 주로 시신경의 전방을 포함하며, AQP4+NMOSD의 경우 시신경교차와 시신경의 후방을 주로 침범하게 된다[3]. 본 증례의 뇌 자기공명영상검사에서는 우안 시신경의 전방에 병변이 관찰되어, MOGAD의 특징에 가까운 소견을 보였다.
급성 척수염 시기에는 AQP4+NMOSD에서는 주로 경흉부를, MOGAD에서는 더 광범위한 영역의 하부 척수 영역을 침범한다고 알려져 있다[1]. 척수염을 동반하는 AQP4+ NMOSD의 85%, MOGAD 환자의 70%에서 척추 분절 3개 이상을 침범하는 LETM을 보인다[1,3]. 척수원뿔을 침범하는 경우는 MOGAD의 약 26%에서 나타나며, MOGAD의 특징 적인 소견으로 알려져 있다[4,5]. 본 증례의 환자는 C3, T1, T7세 군데에서 short segment lesion을 보여 두 질환에서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long segment lesion과는 다른 특징을 보여주었으나, 척수원뿔을 침범하는 하부 척수 병변을 보여 MOGAD의 특징에 가까운 영상 소견을 보였다. T2 조영증강이 척수의 회백질에서만 나타나서 보이게 되는 H-sign은 MOGAD에서 자주 나타나 NMOSD와 구별에 용이한 특징으로 알려져 있으나[5], 본 증례의 환자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AQP4항체 양성 NMOSD 환자는 음성인 환자에 비해 나쁜 예후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으나 AQP4항체와 MOG항체 이중 양성 환자의 예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비슷한 증례의 환자에서는 스테로이드 치료 시 일반적인 NMOSD 환자에 비해 반응이 더 좋았으며, 스테로이드 중단 시 재발이 더 흔하게 나타났다는 결과가 있다[6]. 다른 문헌에서는 좌안 반맹 증상으로 발병했던 이중 양성 환자가 스테로이드 치료 후 효과가 없어 오파투무맙을 투여하였고, 시력이 1.0으로 회복된 사례가 있었다[7]. 본 증례의 환자는 현재까지 시력 저하 증상 등에서 예후가 좋지 않으며 외래에서 치료를 이어 나갈 예정이다. AQP4항체, MOG항체 모두 양성인 이중 혈청양성 NMOSD 환자는 매우 드물게 발견되며, 두 질환의 혼합된 특징과 병태생리에 대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