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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Neuromuscul Disord > Volume 16(1); 2024 > Article
신경병성 통증의 치료: 약물치료의 가이드라인

ABSTRACT

Neuropathic pain is defined as pain caused by lesions or diseases of the somatosensory system. Management of neuropathic pain is difficult owing to the heterogeneity of underlying causes and absence of objective standards for diagnosis and assessment of neuropathic pain. In this review, we reviewed the recently published guidelines regarding the pharmacological management of neuropathic pain including the French recommendations and the German Neurological Association guidelines, and the American Neurological Association's guidelines for the management of diabetic polyneuropathy. In general, drugs recommended as the first-line treatment for neuropathic pain include gabapentinoid, serotonin-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 (SNRI), and tricyclic antidepressants. As the second-line treatment, combination of SNRI or tricyclic antidepressant with gabapentinoid could be recommended. Although tramadol and tapentadol are recommended as the second- or third-line treatment, caution is required in long-term use of these medications due to the side effects including dependence and abuse. Besides efficacy, it is necessary to consider the side effects of the medication and underlying disease of the patient in selecting pharmacological treatment.

서 론

신경병성통증(neuropathic pain)은 몸감각계통(somatosensory system)의 병변 또는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통증을 의미한다[1]. 아직 정확한 진단 기준이 없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치를 추정하기는 어려우나 한 연구에서는 신경병성통증의 유병률을 0.9%에서 17.9% 사이로 추정하였고, 신경병성통증의 발병률을 연간 1,000명당 8.2명으로 추정하였다[2]. 신경병성통증은 삶의 질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환자, 가족, 그리고 사회에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야기한다. 하지만 신경병성통증의 조절은 쉽지 않다. 당뇨병, 항암치료약물, 중추신경계 자가면역질환, 외상, 뇌혈관질환, 대상포진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할 뿐 아니라, 신경병성통증의 진단과 평가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신경병성통증의 조절을 위해 다양한 약물들이 개발되었으나 효과가 불충분한 경우가 많으며 약물 사용과 관련된 부작용도 다수 존재한다. 따라서 신경병성통증을 적절히 치료하기 위해서는 신경병성통증의 기전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사용 가능한 약물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신경병성통증을 진료하는 의사들에게 약물 선택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가이드라인이 개발되었으며, 질병에 대한 이해가 변화하고 새로운 약제들이 개발됨에 따라 신경병성통증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 역시 지속적으로 변화하였다. 본 종설에서는 신경병성통증의 약물치료와 관련하여 최근 발표된 가이드라인 중 일부를 살펴보고자 한다.

본 론

본 종설에서는 2020년 발표된 프랑스 권고안(French recommendations) [3], 2020년 독일신경학회에서 발표한 신경병성통증의 진단 및 비중재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4], 그리고 2022년 미국신경학회에서 발표한 당뇨병성다발신경병증의 치료를 위한 가이드라인[5]의 내용을 살펴보았다.

1. 프랑스 권고안(French recommendation)

본 권고안에서는 신경병성통증의 치료와 관련된 과거 문헌에 대한 체계적문헌고찰을 시행하였다. 만성신경병통증에 대한 과거 연구 중 대상 환자가 최소 10명 이상인 무작위대조군연구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약물치료와 관련된 연구의 경우 이중맹검방식으로 진행된 연구를 분석하였다. 대상 연구 중 47%는 당뇨병성다발신경병증(painful diabetic polyneuropathy)이나 대상포진후신경통(postherpetic neuralgia)에 대한 연구였으며, 11%는 중추성통증(central pain), 42%는 외상이나 항암치료약물과 관련된 기타 신경병성통증에 대한 연구였다. 본 권고안에서는 해당 문헌을 바탕으로 신경병성통증에 대한 치료 알고리즘을 제시하였으며, 그 중에서 약물치료와 관련된 부분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경구 약제중에서는 세로토닌-노르에핀에프린재흡수억제제(serotonin-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 SNRI)인 duloxetine과 venlafaxine, 삼환계항우울제(tricyclic antidepressant), 그리고 항발작약물인 gabapentin을 1차치료로 제시하였다. Duloxetine의 경우 다수의 무작위대조군연구가 진행되었으며, 대조군으로는 위약군 또는 다른 신경병성통증약물(nortriptyline, pregabalin)이 사용되었다[6-9]. Duloxetine은 위약군과 비교하였을 때 대부분의 일차결과지표(primary outcome)에서 양호한 결과를 보였으며, 수면이나 삶의 질 등 이차결과지표에서도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반면 venlafaxine의 경우 최근 진행된 무작위대조군연구가 없었기 때문에 본 권고안에서는 venlafaxine보다 duloxetine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 권고하였다. Gabapentin은 14개의 위약대조군 연구 중 9개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 반면 pregabalin의 효과를 일차결과지표로 다룬 8개의 연구 중 2개에서만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 또한 만성좌골신경통환자를 대상으로 gabapentin (1,800-2,400 mg)과 pregabalin (150-300 mg)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에서 pregabalin이 gabapentin에 비해 유의하게 효과가 부족하다는 결과도 보고되었다[10]. 이를 바탕으로 본 권고안에서는 gabapentin을 1차치료로, pregabalin은 2차치료로 제시하였다. 다른 항발작약물에 대해서는 권고보류(inconclusive)로 판단하였다. 마약성진통제와 tramadol에 대해서는 약한권고(weak recommendation)로 분류하였다. Mu opioid receptor (MOR)에 결합함과 동시에 노르에핀에프린의 재흡수를 억제하는 두 가지 진통 기전을 가진 tapentadol은 당뇨병성다발신경병증과 요통 환자에서 유의한 효과를 보여[11,12] 마찬가지로 약한권고(weak recommendation)로 분류하였다. 전체적인 치료 알고리즘에서는 tramadol을 2차치료로 제시하였다. 병용요법(combination therapy)을 시도한 무작위대조군연구 13개 중 10개에서 유의한 결과가 관찰되었다. 삼환계항우울제와 morphine, 삼환계항우울제와 pregabalin의 병용요법을 시도한 경우 고용량 단독요법(high-dose monotherapy)에 비해 우월한 통증 감소 효과를 보였다. 본 권고안에서는 항우울제(SNRI 또는 삼환계항우울제)와 gabapentinoid, 또는 항우울제와 마약성진통제의 병용요법을 약한권고로 분류하였으며, 전체적인 치료 알고리즘에서는 항우울제와 gabapentinoid의 병용요법을 2차치료로, 항우울제와 마약성진통제의 병용요법을 3차치료로 제시하였다. 본 권고안에서 제시한 권고용량은 duloxetine 60-120 mg/day, venlafaxine 150-225 mg/day, gabapentin 1,200-3,600 mg/day, pregabalin 150-600 mg/day, 삼환계항우울제 25-150 mg/day, tramadol 100-400 mg/day이다.

2. 독일신경학회 가이드라인(Guideline of the German Society of Neurology)

본 가이드라인에서는 신경병성통증의 진단과 비침습적 치료에 대한 권고안들을 제시하였다. 이 중 치료와 관련된 부분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약물치료와 관련하여서는 1) 30% 이상의 통증 감소, 2) 수면의 질 개선, 3) 삶의 질 개선, 4) 사회 활동과 관계의 유지, 5) 근로 능력의 유지, 6) 기능적인 개선을 기본적인 목표로 제시하였다. 구체적인 약물의 경우 전압의존성칼슘통로(voltage gated calcium channel)의 알파2-델타 소단위(α2-δ-subunit)에 작용하는 약물인 gabapentin과 pregabalin을 1차치료로 제시하였다. 일반적으로 약물의 효과는 number needed to treat (NNT)로 판단하며, NNT가 낮을수록 통증 치료 효과가 크다. 기존 문헌에서는 gabapentin은 NNT가 6.3, pregabalin은 NNT가 7.7로 보고되었다[13]. 다른 항발작약물의 경우 carbamazepine, oxcarbazepine, lamotrigine, lacosamide은 권고하지 않음(cannot be generally recommended)으로 분류하였으며, topiramate, phenytoin, levetiracetam은 사용금지(should not be used)로 분류하였다. 삼환계항우울제는 노르에핀에프린과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차단하여 뇌간에서 척수로 내려가는 통증억제경로를 강화시킨다. 일반적으로 삼환계항우울제의 NNT는 2.1 정도로 매우 낮다고 보고되어 있으나[13], 많은 연구가 소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통증억제 효과가 과대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본 가이드라인에서는 삼환계항우울제를 1차치료로 분류하였으며, 치료용량은 10-25 mg으로 시작하여 3-5일 간격으로 10-25 mg씩 증량할 것을 권고하였다. 일반적인 치료용량은 25-75 mg 정도이다. 부작용으로 진정, 입마름, 인지저하, 체중증가, 변비, 어지럼, 발기부전, 소변장애 등이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며,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나 65세 이상에서는 투약 전 심전도검사가 필요하다. SNRI의 경우 duloxetine은 1차치료로 권고한 반면, venlafaxine은 권고되지 않음(cannot be recommended)으로 분류하였다. Duloxetine은 NNT가 5.7 정도이며, 당뇨병성다발신경병증 등 다양한 질환에서 효과가 입증되었다[14-16]. 본 권고안에서는 duloxtine을 30 mg으로 시작하여 1-2주 후 60 mg으로 증량할 것을 제시하였으며, 하루 최대 120 mg까지 투약할 수 있다고 하였다. Venlafaxine 역시 항암치료와 관련된 신경병증이나 당뇨병성신경병증 환자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으나 방법론적인 결함이 있거나 대상환자 숫자가 적은 연구가 포함되어 있어 권고되지 않음으로 분류하였다[17,18]. 또 다른 SNRI인 milnacipran의 경우 다리로 방사통을 동반한 만성요통환자를 대상으로 milnacipran 100-200 mg을 위약과 비교한 연구에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였기 때문에[19] 사용금지(should not be used)로 분류하였다. 선택적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SSRI)는 대부분의 연구가 소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거나, 무작위배정 등의 절차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용금지(should not be used)로 분류하였다. 마약성진통제의 경우 tramadol 및 다른 high-potency opioid를 3차치료로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하였다. 하지만 진정, 변비, 오심 등의 부작용과 내성, 중독의 가능성 때문에 사용에 제한이 있다고 밝혔다.

3. 미국신경과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치료 가이드라인

미국신경과학회에서는 당뇨병성다발신경병증에 대한 전문가 패널을 구성하였으며, 패널은 2008년부터 2020년 사이의 문헌을 검토하였다. 검토한 문헌 중 2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무작위배정대조군연구를 선정하였으며, 선정된 연구를 바탕으로 당뇨병성다발신경병증의 약물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작하였다. Level A는 아주 강한 권고(very strong recommendation), Level B는 강한 권고(strong recommendation), Level C는 약한 권고(weak recommendation)를 의미하였다. 분석 대상 약물은 gabapentin, pregabalin, mirogabalin 등의 gabapentinoid, duloxetine, venlafaxine 등의 SNRI, amitriptyline, nortriptyline, imipramine 등의 삼환계항우울제, carbamazepine, oxcarbazepine, lamotrigine, valproic acid, lacosamide 등의 나트륨통로억제제(sodium channel blocker), tramadol, tapentadol 등의 SNRI/opioid dual mechanism agent로 분류하였다. 분석결과 gabapentinoid, SNRI, 삼환계항우울제, 나트륨통로억제제, SNRI/ opioid dual mechanism agent 모두 위약 대비 유의하게 통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본 가이드라인에서는 통증을 동반한 당뇨병성다발신경병증환자에게 삼환계항우울제, SNRI, gabapentinoid, 또는 나트륨통로억 제제를 투약할 것을 권고하였다(Level B). 또한, 약물의 선택시에 약물의 효능(efficacy)과 더불어 부작용, 동반질환, 가격 등을 함께 고려할 것을 권고하였다(Level B). 예를 들어 valproic acid의 경우 기형을 유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간독성, 췌장염, 저나트륨혈증 등의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임기 여성에 대해서는 valproic acid를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고하였으며(Level B), 일반적인 당뇨병성 다발신경병증 환자에 대해서도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은 이상 valproic acid는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고하였다(Level B). 약물을 점차 증량하여 12주 이상 사용하였음에도 통증이 경감되지 않거나 약물 사용에 따른 부작용이 통증 경감 효과보다 큰 경우 해당 약제는 실패로 간주할 것을 권고하였다(Level B). 약물 사용 후 부분적인 통증 경감 효과를 보이는 경우 다른 기전의 약물을 시도하거나 병합요법을 시도할 것을 권고하였다(Level B). 마약성진통제의 경우 단기간의 진통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간 사용 시에 의존, 남용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며, 다른 비마약성진통제에 비해 진통효과가 우월하지 않다는 보고도 있다[20]. 따라서 본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성다발신경병증에 마약성진통제를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고하였으며(Level B), 이미 마약성진통제를 사용 중인 경우 서서히 감량하고 비마약성진통제로 대체할 것을 권고하였다(Level C). Tramadol 및 tapentadol의 경우도 호흡억제, 중독, 과다복용 등의 위험성이 있고 사망률을 높이며[21,22], 장기간 복용하는 것에 대한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SNRI/opioid dual mechanism agent를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고하였다(Level C).

결 론

본 종설에서 고찰한 가이드라인뿐 아니라 다른 권고안이나 메타분석을 종합할 때 신경병성통증에 대해 일반적으로 1차치료로 권고되거나 가장 높은 수준의 근거를 가진 약물은 gabapentinoid, SNRI, 삼환계항우울제이다[23,24]. Gabapentinoid 중에서는 gabapentin이 pregabalin에 비해 조금 더 근거 수준이 높으며, SNRI 중에서는 duloxetine이 venlafaxine에 비해 근거 수준이 높다. 삼환계항우울제는 낮은 NNT를 가지고 있으나 진정, 입마름, 인지저하, 변비, 어지럼, 소변장애 등의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특히 노인에서는 주의를 요한다. 2차치료로 고려할 수 있는 약물은 SNRI 또는 삼환계항우울제와 gabapentinoid를 병용하는 방법이다. Tramadol 또는 tapentadol과 같은 SNRI/opioid dual mechanism agent가 2차 또는 3차치료로 권고되는 경우도 많지만 해당 약물의 경우 장기적으로 사용할 경우 의존, 남용 등의 부작용이 있을 뿐 아니라 통증 경감 효과 역시 다른 비마약성 약물에 비해 우월하다는 것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Gabapentinoid를 제외한 항발작약물들의 경우 권고보류 또는 사용금지로 되어있기 때문에 다른 기전을 가진 약물에 반응이 없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사용이 권고되지 않는다. 신경병성약물을 선정할 때에는 약물의 효능뿐 아니라 환자의 기저질환, 부작용 등을 함께 고려하여 선정하고, 선정한 약물을 낮은 용량에서 시작하여 충분한 용량까지 증가시켜야 하며, 용량을 늘린 다음에는 12주 정도의 충분한 기간동안 사용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한국에도 tapentadol, mirogabalin 등 약물의 효능은 유지하면서 부작용을 줄인 다양한 약제들이 도입되었기 때문에 사용 가능한 약물들과 그 기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학습이 필요하다.

Acknowledgments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NRF) grant funded by the Korea government (MSIP) (2019R1C1C1009875).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 has no conflicts of 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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