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사람은 자체적으로 열을 생산할 수 있는 내온동물(endotherm)이자 일정하게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항온동물(homeotherm)이다[1]. 정상 중심체온은 문헌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나 보통 36.7°C 내외로 보고 있으며, 측정 부위나 연령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2,3]. 또한, 신체활동이나 하루주기리듬(circadian rhythm) 등에 의해서도 변동될 수 있으며 특히 외부 온도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게 되나 체온은 33.2-38.2°C 내외로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체온조절은 신체기능 유지에 필수적이며 체온이 42°C 이상으로 상승하게 되면 단백질분해, DNA 합성장애로 인해 장기손상 및 신경계결손이 발생할 수 있으며[4], 27°C 이하의 저체 온증이 발생하면 사망에 이를 정도의 심혈관계, 근신경계 변화가 유발된다[5]. 따라서 열생성(thermogenesis)과 열방출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며 열방출은 증발(evaporation), 복사(radiation), 대류(convection), 전도(conduction), 이렇게 4가지의 기전으로 이루어지는데 신체활동이 높지 않거나 피부체온 이하의 기온에서는 복사와 대류가 열방출의 가장 큰 역할을 하게 되나, 그 이상의 환경에서는 증발이 필수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6].
본 론
1. 구심신경경로(Afferent pathway)
1) Transient receptor potential channel (TRP 통로)
TRP 통로는 다양한 기능의 신호 전달을 담당하는 물질로 온도, 전압, 압력과 같은 물리적 자극과 화학적 자극에 의해 활성화된다[7]. 포유류에는 28가지, 사람에는 27가지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서열상동성(sequence homology)에 따라 6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8]. 신경계, 심혈관계, 호흡기계 등 다양한 장기에 분포하기 때문에 새로운 약제 개발의 표적이 되고 있으며 특히 진통제 개발에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9]. 위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온도 자극에 의해 활성화되기 때문에 체온조절을 위한 구심신경경로의 가장 말초 장기인 피부에서 역할을 하게 된다. 다양한 TRP 통로들이 열감각에 관여하고 있으며 이들 중 특히 차가운 자극에는 TRPM8 통로가, 뜨거운 자극에는 TRPV1 통로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0]. 또한, TRPM8은 멘톨 성분에, TRPV1은 캡사이신 성분에 의해 활성화되기 때문에 각각의 물질에 노출되었을 때 시원하거나 뜨거운 느낌을 받게 된다[11].
2) 구심신경경로
TRP 통로에 의해 활성화된 감각신경의 신호는 척수의 뒤뿔(dorsal horn)에 위치한 신경세포와 연접하게 되며 이는 가쪽팔곁핵(lateral parabrachial nucleus)과 시상(thalamus)으로 신호가 전달된다[12]. 시상을 거쳐 대뇌피질로 전달된 신호는 지각(perception)과 식별(discrimination)을 할 수 있게 해주나 체온조절을 위한 자율신경조절에는 필수적이지 않다[13]. 가쪽팔곁핵의 신호는 최종적으로 시상하부의 시각앞구역(preoptic area)으로 전달되며, 이러한 구심신경경로는 모두 글루타민에 의해 매개되는 흥분성신호로 전달된다. 피부에 의한 온도자극 외에도 차가운 물을 마시거나 따뜻한 물을 마셨을 때에도 온도자극이 전달되는데 이는 미주신경을 통해 고립로핵(nucleus tractus solitaries)을 거쳐 가쪽팔곁핵 및 시상하부로 최종 전달된다[14].
2. 시각앞구역
피부 및 장기에서 활성화된 온도변화에 따른 신호와 뇌 자체의 온도, 그리고 감염과 같은 염증반응에 의한 체액신호도 모두 시각앞구역으로 전달되어 통합된 후 원심신경경로를 통해 표적장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체온조절에 있어 시각앞구역이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15]. 시각앞구역의 신경세포들 중 30-40%가 체온조절에 관여하고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온난민감신경세포(warm sensitive neuron) 이다[16]. 온난민감신경세포는 GABA성신경세포로 열보존 및 열생성과 같이 체온을 상승시킬 수 있는 기전을 억제한다. 따라서 체온을 올려야 하는 경우에는 온난민감신경세포의 활성이 감소하여 위와 같은 억제 신호가 풀리면서 열보존과 생성을 유발한다.
3. 원심신경경로
추위에 대한 방어기제로는 갈색지방조직(brown adipose tissue), 떨림(shivering), 대사작용에 의한 열생산의 증가와 혈관수축, 땀분비억제 등을 통한 열발산 억제들이 있으며, 체온이 상승할 때에는 이와 반대되는 작용이 일어나게 된다(Table 1).
1) 열생성
갈색지방조직은 대부분 포유류의 열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겨울잠을 자는 데에도 필수적이나, 사람에서는 신생아 시기에 많이 있다가 성인이 되면서 없어지거나 역할이 거의 없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양전자단층촬영(positron emission tomography) 연구 등이 이루어 지면서 성인에서도 갈색지방조직이 존재하며 이것이 추위 자극 때 열생산에 역할을 하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17]. 등안쪽시상하부(dorsomedial hypothalamus)에 위치한 열생성을 유발하는 신경세포는 따뜻한 온도에서는 시각앞구역의 신경세포에 의해 억제되고 있다가, 추위 자극에 의해 억제가 풀리면서 열생성 신호가 숨뇌의 창백솔기핵(nucleus raphe pallidus) 및 척수를 거쳐 교감신경을 자극하게 된다[18]. 최종적으로는 신경절후교감신경에서 분비된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에 의해 갈색지방조직의 열생성이 유발된다[19]. 떨림에 의한 열생성은 갈색지방조직과 마찬가지로 등 안쪽시상하부, 창백솔기핵을 거쳐 신호가 전달되나 최종적으로 척수에서 교감신경이 아닌 운동신경세포가 활성화되어 근수축을 유발하여 열생성을 한다[20].
2) 혈관운동
추울 때는 열에너지를 최대한 몸 중앙에 보존해야 하고 외부로 열이 발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피부로 가는 혈류량을 줄여야 하며, 이것은 교감신경에 의한 혈관수축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 때 활성화되는 교감신경은 갈색지방조직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노르에피네프린을 방출하는 아드레날린(adrenergic) 섬유이다[21]. 반대로 체온이 상승하게 되면 능동적으로 혈관을 확장하는 기전이 활성화되는데 이 경우에도 교감신경계가 작용하지만, 혈관수축과 다르게 아세틸콜린에 의한 콜린(cholinergic) 섬유이다. 그 외에도 혈관작용장 폴리펩타이드(vasoactive intestinal polypeptide)나 산화질소(nitric oxide)도 혈관확장에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2].
3) 발한
시상하부에서 교감신경까지 전달되는 중추신경계의 경로는 정확하게 알려져있지 않으나 능동혈관확장과 마찬가지로 콜린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분비된 아세틸콜린에 의해 땀분비가 유발된다[23]. 따라서 운동신경이 활성화되는 떨림을 제외한 갈색지방세포 및 혈관수축과 같은 열생성 및 열보존 기전은 아드레날린교감신경에 의해, 능동혈관확장 및 발한과 같은 열방출 기전은 콜린교감신경에 의해 활성화된다.